최근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명인들이 술을 마시며 방송하는 이른바 '술방' 콘텐츠를 매우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또한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이러한 미디어 속 음주 장면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 '술방'과 TV 음주 장면의 폭발적 증가
보건복지부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 내용이 심상치 않습니다. 유튜브에서 '음주'와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조회수 상위 100위권 콘텐츠 중에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비율이 최근 3년 새 무려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10% 수준이었던 이 비율이 2024년에는 42%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연예인들이 온라인에서 거리낌 없이 술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엄청나게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TV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 상위 10위 안에 드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한 편당 음주 장면이 송출되는 빈도가 2021년 0.9회에서 지난해 1.4회로 56% 증가했습니다. TV와 온라인을 가리지 않고 미디어 전반에서 술 마시는 장면이 이전보다 훨씬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권고'에 그친 정부 지침, 효과는 미미
사실 보건복지부는 이미 2023년에 '절주 문화 확산을 위한 미디어 음주 문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불필요한 음주 장면 최소화', '음주의 자기 결정권이 무시되는 장면 자제'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미디어가 음주를 너무 쉽게 다루거나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장하지 않도록 권고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지침은 법적인 강제성이 없는 '권고' 수준에 그쳤기 때문에, 정부의 발표 이후에도 연예인들의 음주 방송이나 TV 속 음주 장면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미디어의 영향력은 큰데,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술스라이팅'이라는 새로운 경고 용어의 등장
미디어의 영향으로 술을 마시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고 일상적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보건 당국이 **'술스라이팅'**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며 경각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술스라이팅'은 '술'과 타인의 판단이나 선택을 교묘히 왜곡하는 행위를 뜻하는 '가스라이팅'을 합성한 용어입니다. 미디어가 음주 행위를 마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처럼 지속적으로 노출함으로써, 시청자들이 술을 마셔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거나 술자리의 강요 문화를 당연하게 여기도록 만드는 현상을 비판하는 용어인 것입니다.
'왜 꼭 마셔야 하는가' 묻는 정부의 새로운 광고
이에 보건 당국은 '술스라이팅' 현상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6월 한 달간 새로운 캠페인 광고를 송출할 예정입니다. tvN, Mnet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방영될 이 광고는 "삼겹살엔 소주"처럼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음주 문화를 되짚어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곽순헌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이번 광고가 국민들 스스로 "왜 꼭 마셔야 하는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술을 권하거나 마시게 되는 상황에 대해 한 번쯤 의문을 가져보고, 음주에 대한 스스로의 기준과 판단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입니다.
마무리하며: 미디어 속 '술'과 우리 사회
미디어 속 연예인들의 '술방' 증가와 TV 프로그램의 잦은 음주 장면 노출은 우리 사회의 음주 문화에 분명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이나 젊은 세대에게는 술 마시는 행위가 멋있거나 당연한 것으로 비춰질 위험이 있습니다.

구글 AI 생성 이미지
'술스라이팅'이라는 용어의 등장처럼, 이제 우리는 미디어가 무의식적으로 주입하는 음주 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보건 당국의 새로운 광고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꼭 마셔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건강한 절주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미디어 소비자와 제작자 모두가 함께 고민하여 책임감 있는 미디어 환경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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